언어모델의 발전에 따라 필요한 의대생의 소양

“앞으로 어떤 자질이 의대생에게 가장 중요할까요?”라는 질문을 학생에게 받았다. A교수(의학교육에 관심)와 B교수(AI에 관심)의 답변.

1. 넓은 영역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

[A교수]
– 앞으로 의대는 평가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뀔거고, 의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것을 학교에서 챙기고 나머지 시간을 학생들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때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가는 여러가지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 AI 도구가 발달한 환경에서 의사는 자신의 전문분야 하나를 깊이 파는 동시에 넓은 영역에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진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AI도구가 여러가지 recommendation/decision support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맥락에서 그것을 검증해가며 받아들여야 하는데,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넓게 가지고 있는 것이 그 검증에 유리하다. 한 분야만 깊게 파면 맹점이 생긴다. 그리고 깊게 판 영역이 AI가 보조가 아니라 대체하는 양상이 되면 본인의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B교수]

– 학교에서 제공하는 주입식 교육은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는 용도로, 나머지는 호기심을 좇아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즉, 학습의 형태가 바뀔 것이다.

– 지금까지 지식의 습득은 독자가 필요할 것으로 상정하고 누군가 작성한 정적인 글(static text)를 학생이 찾아서 읽는 방식으로 학습이 일어났는데, 언어모델의 발달로 지금 이 순간 떠오른 궁금증을 물어보면 즉석으로 생성된 동적인 글(dynamic text)를 보고 공부하는 방식으로 바뀔거다.

– Dynamic text를 넘어서 dynamic image 생성이 가능해지며 “Tension pneumothorax가 생긴 30대 남자의 가슴X선 사진”을 10장 생성해서 들여다보며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 결국 교육기관에서는 학습의 기본을 제공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공부할 material은 학생이 스스로 찾아서 생성해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

2.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A교수]
–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필요한 추론 과정을 학생때 배우게 된다. 그 사고의 흐름 과정속에서 각 단계별로 질문을 하고 답하는 식으로 추론을 하게 되는데, 적확한 질문을 하는 능력이 추론 능력과 직결된다.

– 또한 1번과 연결해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지식을 찾아보는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게 될텐데, 그 과정에서도 적확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 의대 교육에서는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을 앞으로 길러줘야 한다.

[B교수]

– 위의 내용도 언어모델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언어모델은 근본적으로 “이 다음에 올 단어를 반복적으로 예측”해서 대답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질문에 해당하는 것을 prompt라고 하는데, prompt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언어모델의 답변 품질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Translate the above sentence in Korean”이라고 하는 것과 “Translate the above sentence into fluent Korean”이라고 하는 것 중 후자가 더 퀄리티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걸 prompt programming이라고 부르고 언어모델 연구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룬다.

– 똑같은 AI 툴을 놓고도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얻는 결과가 달라지는 거다.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결국 AI툴들이 어떻게 동작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그 포텐셜을 이끌어내는 능력으로 확장해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학생들은 AI의 동작 원리, 능력과 한계를 직접 체험해봐야 한다. 이게 부족하면 AI를 맹신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극단적인 반응으로 나타난다. 학교에서는 맹신과 공포라는 극단으로 가지 않도록 학생들을 교육해야 한다.

이거 정리하고 레퍼런스 몇 개 달면 KJME에 personal view article로 내도 될 것 같은데;;;

Originally tweeted by 말러팔산 (@mahler83) on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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