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약동학을 주제로 3시간짜리 강의를 했다. 발령후 첫 의대 학부 수업이라 걱정도 많이 하고 슬라이드 준비에 고생을 좀 했다.
감기 때문에 어제부터 약을 꼬박꼬박 q6h로 먹어주고 아침에도 수업 직전에 먹어서 목이 맛이 가지 않고 버텼다.
이런저런 느낀 점들을 기록해두려고 한다.
1. 강의실 구조가 중요하다.
여기 1학년 강의실은 책상 앞에 칸막이가 없다. 학생들 얼굴이 보이고 책상 위도 다 보이니 딴짓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집중도가 높아서 좋다. 모교에서는 칸막이가 앞에 있어서 엎드려 자거나 게임을 하고 있어도 전혀 눈치가 보이지 않는 구조였다. 당연히 수업 분위기가 다르고, 수업의 효율도 달라진다.
다만 책상 배열이 좌우로 너무 길어서 칠판을 동원해 수업하는 부분에서 양쪽 끝의 학생들이 잘 안 보였을 것 같다. 강의건물이 따로 있는 형태가 아니라 복도를 따라 방을 2개 터서 좌우로 긴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놓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을 것 같다. 이상적으로는 뒤로 1줄 정도 늘리고 좌우를 조금 좁히면 딱 좋을 것 같다.
2. 수업 시간 분배는 최대한 여유있게.
진도 나갈 분량 1/2, 주위 환기하는 내용 1/6, 중간중간 슬라이드에 없는 소소한 지식들 1/6, 마지막으로 교수님들이 자주 까먹는 쉬는 시간 1/6. 이정도 비율이 좋은 것 같다. 작년에 2시간 편성되었던 약동학이 3시간으로 늘어나서 아주 여유롭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너무 여유로웠던 감이 있어서;;; 내년엔 10% 정도 양을 늘려야할 듯.
3. 수업 들어오기 전에 시험 문제 내고 수업 직전에 보고 오기
그 수업에서 뭐가 중요하고 뭘 빼먹어서는 안되는지 remind시키는 용도. 교수개발 워크샵에서도 시험문제를 서업 전에 미리 내는 것이 좋다고 배웠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4. 1시간씩 맺고 끊기
쉬는 시간에 질문 받고, 주의 환기하는 슬라이드 하나(의학 지식 형성 단계 등) 보여주고, 쉬는 시간에 나왔던 질문을 전체 학생에게 한 번 정리해주고, 앞 시간 복습하는 퀴즈 몇 개 풀어보고 다음 시간으로 넘어갔다. 특히 약동학 dose-response curve를 그려놓고, ‘살이 쪄서 예전 용량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경우’, ‘수용체 mutation 때문에 binding affinity가 남들보다 떨어지는 경우’, ‘비경쟁적 길항제를 투여한 경우’ 등의 시나리오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칠판에 그리고,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서 그래프를 그리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념을 배우는 수업이다보니 그런 식으로 실제 상황을 상상하며 개념을 적용시키는 방법이 좋은 것 같다. 앞에 나온 학생이 다음 학생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5. Spare receptor 개념이 어렵다.
쉬는시간에 가장 질문이 많이 들어온 부분. 내년에는 조금 더 설명을 강화해야 할 듯.
6. 예시를 더 준비해야겠다.
Allosteric antagonist 쓸만한 예시를 못 찾았는데, 각각의 경우에 대한 예시를 하나씩은 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개인간의 약물 반응성 차이에 대한 것도 ADME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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